- 용기를 내어볼 용기.
허접함을 주제로 글을 쓴 후 며칠이 지나고 두 번째 주제로 용기를 택했다.
나에게는 처음으로 인터넷상에 사적인 글을 올리는 것이었고, 이건 나에게 생각보다 더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었다.
(그래서 아직 와이프에게는 말도 못했다. 와이프는 지금도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. 어떻게 이야기 해야되지...?)
왜냐하면 나는 소심함을 타고났고, 다른 누군가 나의 글을 본다는 게 무척이나 어색한 행동이기 때문에, 티스토리에 글을 올리는 행동 자체가 용기를 내어야 되는 행동임을 이번에 깨닫게 되었다.
(나는 싸이월드 세대인데 너도나도 싸이월드를 할 때도 나는 싸이월드 아이디조차 만들지 않았다. 누군가에게 댓글을 다는 행위조차 힘들었다. 하하..)
그래서인지 별것 아닌 글이고, 그냥 내 감정이나 그저 끄적여 보는 것일 뿐인데, 두 번째 글을 쓰는 행동을 옮기는 것이 왜 이렇게 걱정이 되던지...
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첫 번째 글을 쓴 곳에 한 분께서 댓글을 달아 주신 걸 보고 나는 너무 깜짝 놀랐고, 너무나도 감동이었다.(사실 처음에 욕일까 싶어 댓글을 보는 게 너무 무서워서, 댓글이 올라온 것만 알고 보지는 못했다. 키키)
왜냐면 지인 혹은 업무상 타인이 아닌 정말 말 그래도 타인, 그 누군가가 나에게 이렇게 메시지를 남겨준다는 자체를 나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. 지금까지 그저 나는 세상 속에서 튀지 않게 살아가는 게 맞는다고 살아왔는데, 나에게 주는 메시지라니?!! (이 글을 빌려,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!!)
그래서 두 번째 주제로 용기로 글을 한 번 써보고 싶었다. 어릴 적부터 나는 참 용기를 내기 힘들었다. 그래서인지 소심한 나를 데리고 나의 아버지는 태권도 도장에 데리고 가셨었는데, 그 도장에 홀로 남겨지니 그 도장이 너무 커 보이고,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무섭게 느껴지던지... 그 길로 뒤돌아 나가시는 아버지를 향해서 도망쳐버렸다. (지금 생각하면 그 태권도 사범이신 분은 쟨 뭐지? 싶었을 것 같다. 키키)
그 정도로 나는 용기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. 물론 현재도 그렇게 용기 있는 사람은 아니나, 조금은 나 자신에게 용기라는 선물을 줘 스스로의 삶을 조금이나마 도전적이게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.
(물론, 현재 이 글을 쓰는 것도, 이 글을 올릴 생각을 하는 것 자체도 나는 열심히 용기를 내어 나는 북돋우는 중이다.. 하하)
그래서 처음으로 도전하는 게 이렇게 글을 써보는 일인데 글을 쓰다 보니 내가 쓰는 어휘의 폭이 참 좁다는 걸 느낀다. (나름 독서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... 하... 어휘 공부를 좀 해야겠어요... 하하)
하여튼, 용기를 주제로 정한 이유는 요즘 사람들이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도 용기를 내면서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.
다르게 생각하니 '용기를 낸다.'라는 게 꼭 거창할 필요도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은 것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.
지금의 나처럼 그냥 이렇게 글을 끄적여 보는 것, 주변의 사람들에게 고맙다, 미안하다 말 한마디 해보는 것, 심지어 마트에서 새롭게 보이는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 일까지도 사소하게 우리는 용기를 내면서 사는 게 아닐까 한다. 그런데 우리는 무엇인가 큰 도전적인 일에만 용기를 부여하는 느낌이랄까, 그러면서 도전적인 일에 행동을 옮기지 못하면, '나는 용기가 없어서 안 돼'라는 말로 덮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?
하지만 우리 모두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계속 용기를 내고 있고, 우리 모두는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. 다만, 그 용기를 낸 상황이 너무나도 우리에게 익숙해서, 그렇다 보니 우리가 용기를 냈는지도 모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.
이렇게 우리가 살아가는 와중에 용기를 낸 상황을 천천히 뜯어보다 보면 우리는 의외로 용기를 낸 상황이 많고, 이런 부분을 하나씩 인식하다 보면 우리에게 큰 용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나는 생각을 한다. (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지금 내가 이렇게 글을 써보고 있지 않나? 옛날이면 나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.)
현재 글을 쓰는 자체가 어쩌면 지금의 나에게 하는 말인 것 같다. 현재의 나도 용기의 레벨? 이 낮은 사람이고, 막상 큰일이 닥치면 걱정부터 되고,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게 먼저 이긴 하다.
다만, 이렇게 글을 쓰면서 나는 복 돋우고, 스스로를 응원할 수 있다는 걸 느끼면서, 다른 이들도 사소한 부분에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용기를 내었는지 알고, 자신을 조금이나 더 좋은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. 히히.. 그럼 오늘 글은 이만...
(아직도 글을 쓰는 게 어색해서 빨리 끝마쳐야겠다. 하하)
* 아! 누가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, 마지막으로 첫번째 주제를 봐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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